'니벨룽의 반지' 공연하는 명지휘자 게르기예프 방한
“인간의 끝없는 권력욕 파헤칠 것”




▲ 게르기예프·지휘자
‘세계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로 불리는 러시아의 명(名)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52)가 바그너의 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를 한국 초연하기 위해 22일 방한(訪韓)했다. 그는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의 음악감독과 네덜란드 로테르담 필하모닉 상임지휘자를 겸임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는 영국 런던 심포니까지 맡게 된다.

마린스키 극장의 오케스트라, 합창단과 기술 스태프 등 300여명과 총 13t 규모의 무대 장치를 ‘대동’하고 입국한 게르기예프의 별명은 ‘키로프의 차르(러시아 황제)’.

그는 “이번 공연은 주역 가수부터 오케스트라, 무대 디자인, 조명 기술까지 모두 러시아의 힘으로 제작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굉장한 에너지와 전문적인 트레이닝이 필요하지만 이번 초연을 통해 언젠가 한국에서도 자체 가수와 제작진의 힘으로 이 작품을 공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유럽의 신화에 바탕을 둔 이 오페라는 ‘절대 권력’을 뜻하는 반지를 두고 벌어지는 신, 거인족, 난쟁이 니벨룽족(族) 사이의 갈등을 통해 끝없는 권력욕과 사랑을 조명하는 작품. 게르기예프는 “‘니벨룽의 반지’만이 갖고 있는 원초적인 매력을 이번 무대를 통해 드러내겠다”고도 말했다.

‘니벨룽의 반지’는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1부 ‘라인의 황금’을 시작으로 25일 2부 ‘발퀴레’, 27일 3부 ‘지그프리트’, 29일 4부 ‘신들의 황혼’까지 나흘간 총 18시간 동안 펼쳐진다. 23·28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의 협연무대가, 24일 낮에는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곡 ‘호두까기 인형’ 연주회가 예정돼있다. 1주일간 ‘공연 폭풍’이 몰아치는 셈. 정경화와는 첫 협연무대를 갖는 게르기예프는 “25~30년간의 연주 경험을 바탕으로 브루흐와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의 핵심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3~4시간만 수면을 취하고 전 세계의 콘서트홀과 오페라 극장에서 지휘봉을 잡는 것으로 유명한 게르기예프는 “낮 1시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공연을 갖고, 저녁 9시에는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에서 아픈 아이들을 위한 자선음악회를 열어 서로 다른 대륙에서 하루 2차례 공연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코카서스의 산악 지방에서 자라난 데다 축구를 좋아하는 것이 체력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02)518-7343